더민주 시스템공천 무산되나, 문제는 '양선'?

필러버스터 상황에 하위 20%발표, 3선이상 50%-초재선30% 가부투표, 전략공천지 선정계획 등 첩첩산중에 오리무중 박정익 기자l승인2016.02.25l수정2016.02.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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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사진=박정익 기자)

[강원저널=국회] 김종인 비대위 대표 체제가 한달이 넘고, 제20대 총선이 48일 앞으로 다가온 25일, 혁신안의 잡음과 다툼으로 2015년을 보냈다해도 과언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이란 또다른 복병을 만나 현역의원들의 반발은 물론 총선 경쟁력에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4.29 재보선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구분돼지는 단초를 마련했다. 지난 2015년 2.8전당대회를 통해 당패표로 선출됐던 문재인 전 대표는 4.29재보선 패배 이후 김상곤 당권재민 혁신위원장을 필두로 한 '골참육단'의 혁신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고, 이에 반발한 안철수, 김한길 등 소속 의원들은 탈당을 선언하며, 천정배 전 국민회의 대표까지 합친 '국민의당'을 올해 창당 완료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등을 요구받는 와중에도 공개석상이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시스템 공천으로 더욱 강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히며, 혁신안을 마무리했고, 지난 1월 27일 제4차 중앙위원회에서 모든 전권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넘긴 후 2선으로 후퇴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 겸 총선기획단장(사진=박정익 기자)

◆시스템 공천은 어디로?
김상곤 현 인재영입위원장은 당 혁신안으로 공천관리위원회, 전략공천후보자추천위원회,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를 각각 독립시켜 시스템공천을 당헌당규상에 적용시켰다.

그러나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지난 2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공천관리위원회와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를 "공천관리의 효울성통합성 제고 측면과 전략적 관점에서 겸임하는 것에 별 무리가 없겠다는 판단에 최종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전략적 관점은 이해할 수 있다고 치자. 문제는 이후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 겸 총선기획단장이 지난 22일 '하위20% 컷오프' 외에도 3선(중진) 이상 50%, 초재선 30%의 현역의원을 대상으로 정밀심사(경쟁력-여론조사, 신뢰도-도덕성) 및 공관위원 가부투표를 통해 공천배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예고했다.

▲ <사진1>정밀평가 부분이 기재된 더불어민주당 당규(출처=더불어민주당)

그러나 더민주 당규 34조에 따르면<사진1 참조> '정밀평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아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회의원의 의정활동과 입법활동이 아닌 '여론조사'만을 통해 50%에 선정된 의원을 가부투표로 공천배제한다는 것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또 당 윤리심판원에 한 번이라도 제소가 되거나 징계를 받은 경우에 '신뢰도' 부분에서 가부투표를 하고,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혀 공천잡음과 현역의원의 반발을 더욱 클 전망이다.

이에 대한 더민주 관계자에 따르면 23일 본회의 전 의총에서 이 문제를 두고 현역의원의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관위원들에 대해 "외부 인사들이 당내 현황과 이해를 바탕으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도 반발이 없지 않을텐데, 그 기준도 알 수 없으니 반발이 더 큰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리고 정장선 단장은 2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략공천 선정지 2곳(광주 서구을, 북구갑)을 밝히면서 같은 당 소속인 3선 강기정 의원과 어떤 협의도 없었으며, 이에 강기정 의원은 서면을 통해 "시스템공천으로만 총선승리에 다가설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 10시간 19분 동안 연설을 한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출처=유은혜 의원 페이스북)

◆일정상의 이유? 개인의 명예?
테러방지법을 막기위해 19대 국회 최초로 지난 23일 발동된 필리버스터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의원은 5시간34분을 연설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5시간19분 기록을 깨 화제를 불렀고, 세번 째 주자로 나선 은수미 의원은 10시간18분동안 연설하며 전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당연히 지난 1년간 어수선한 당 내부의 상황과 소속 의원들의 결속을 불러일으킨 필리버스터 와중에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일정상의 이유'로 어제(24일) 탈당, 불출마자를 포함한 '하위20% 컷오프(공천배제)'를 발표했다.

100% 외부인사로 구성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위원장 조은) 지난해 10월 28일 구성되어 11월 18일 기준으로 소속 현역의원 127명(지역구 106명, 비례대표 21명)을 대상으로 22차에 걸친 전체회의를 통해 평과 결과를 봉인 해놓고 있었다.

홍 공관위원장의 일정상의 이유는 지역 후보자 선정에 있어 면접, 전략공천, 비례대표 선정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나, 선거구획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당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를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의 명예', '당의 소중한 인적자산'을 운운하며 공천배제 인원수를 발표했지만, 이미 발표 이전부터 기자들 사이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컷오프 후보자 명단'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었다.

후보자 명단에 들어간 의원들은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 "연락받은 것이 없다. 잘 모르겠다"라고 반응하기에 급급했고, 홍 공관위원장의 발표 이후에도 의원들은 기자들의 또 다른 확인 전화에 시달리고, 몇몇 의원들은 SNS 등을 통해 먼저 의사와 심정을 표현하며 이미 개인의 명예는 찾아볼 수 없었다.

▲ 24일 '하위20% 컷오프'를 발표하는 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사진=박정익 기자)

◆양선, 정장선 단장과 홍창선 공관위원장
공천과정에 있어 공천잡음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새누리당, 그리고 다른 정당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리는 한정돼 있으나, 그 자리를 앉고자 하는 사람들은 각자 줄을 서거나, 싸우거나, 공정하게(?) 경쟁하고 주장할 뿐 그만큼 총선을 앞둔 공관위의 힘은 막강하다.

기자가 취재한 지난 1년간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의원 탈당과 다툼, 언론에 의해 낱낱히 보도돼 국민에게 비쳐진 더불어민주당의 민낯은 '지지자들의 이탈과 정당지지도 하락'이란 아픔을 겪었다.

이 과정을 모두 인내해 시스템공천 등 혁신안을 마무리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새로 시도된 모바일 당원모집과 표창원, 조응천 등 영입인사의 어벤져스를 통해 정당지지율을 연일 올려 아픔이 치유되는가 싶었다.

게다가 19대 첫 필리버스터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일으키며 수권정당으로 가는 장미빛 그림을 그렸지만 현 상황의 공천잡음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장미빛 그림은 차츰 사라져 안개꽃으로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것은 현역의원들에게 정장선 단장이 밝힌 공관위원의 가부투표를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이는 문재인 전 대표가 하고자 한 시스템 공천과는 거리가 멀다. 하위20%를 통과한 중진 50%, 초재선 30%의 정밀평가에 속한 의원을 공관위원의 단순 가부투표로 공천배제를 결정하는 것은 오히려 '밀실공천, 담합공천'이란 비판을 부를 것이다.

▲ '하위20% 컷오프' 발표 다음 날(25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의락 의원(사진=박정익 기자)

또 홍창선 공관위원장이 컷오프 20% 대상자(지역구 6명, 비례 4명)를 밝힌 다음 날 25일. 대상자 중 대구 북구을에 공천신청을 한 TK지역 유일한 현역인 홍의락 의원이 무소속 탈당을 선언하고, 이후 대구 수성갑에서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김부겸 예비후보도 모든 일정을 뒤로 한채 국회 정론관을 찾아 '당 지도부의 원상회복 노력과 홍 의원에게 사과 및 복당 요청'을 촉구하며 "홍 의원의 배제는 곧 대구에 대한 배제나 다름없을 유념해달라"고 주장했다.

험지를 넘어 사지에서 뛰는 장수를 내치는 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 홍의락 의원의 탈당은 김부겸 의원에게도 파장이 미칠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모든 일정을 뒤로 하고 국회를 찾아왔는지 공관위원와 선대위원들은 심려해봐야 한다.

한편 48일 앞으로 다가온 4.13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키는 '양선'이 현역의원들과 앞으로 벌어질 공천잡음을 어떻게 갈무리하고 조정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박정익 기자  cnatkdn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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